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김건화 기자 |
![[크리스 김] 페이스북 시민논객](http://www.imnews.tv/data/photos/20211251/art_16404352506995_4bad43.jpg)
사안을 바라보는 법
1. 온갖 것, 생각하기 나름
컵이 위에서 보면 '동그라미'이고 옆에서 보면 '직사각형'이다. 서로 우기지만 말고, 상대 자리에서 한번 보라. 컵에 들어가서도 한번 보고, 나와서 언저리에서도 한번 보라. 대개의 경우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 이렇게 보면 이 말이 맞고, 저렇게 보면 저 말이 맞다. 내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내 말이 맞지만, 상대의 엉뚱하고 짜증나는 말을 상대 입장에 서서 들여다보면 그 엉뚱한 말도 일리가 있고 쓸모도 제법 있는 법이다.
내가 본 게 '동그라미'여서 굽히지 않고 주장한다면, 그건 당연한 거다. 그렇게 주장하고 뒷감당을 하면 된다. 상대 입장에서는 자신이 본 게 '직사각형'이어서 굽히지 않고 자신의 옳음을 관철시키겠다고 온갖 험한 말까지 동원한다면, 그것 역시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막을 일이 아니다. 자기 나름의 일리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므로 들어주면 된다. 내 주장이든, 상대 주장이든 그게 이 공동체가 '함께 삶'을 위해 만든 법테두리를 넘어서지만 않으면 그 안에서 얼마든지 마음껏 주장하는 게 맞다. 감당만 하면 된다. 주장은 했는데, 그 후폭풍, 뒷감당은 않겠다고 하면 그건 뻔뻔한 거다.
그렇게 와글와글 시끄러운 소리를 듣기 싫은데도 자기 주장 관철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조금씩이라도 듣다보면, 어느 순간 "저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어처구니없이 생각했던 상대 말에 티끌만한, 약간 말이 될 만한(?) 부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순간이 '작은 깨달음'이다.
이 '작은 깨달음'은 '다름'을 품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라, 뜻밖에도(?) 상대를 이기는 데에도 쓰인다는 사실은 놀랍다. 씨름의 되치기 기술 같은 거다. 덩치큰 상대의 거센 안다리 공격이 들어올 때, 살짝 피하고 되치기를 거는 거다. 그러면 상대는 밀어치던 제 힘 탓에 제풀에 넘어진다. 나의 이쪽과 저쪽, 상대의 이쪽과 저쪽을 이리저리 봐가며 진퇴의 타이밍을 제대로 볼 경지에 이르게 되는 거다.
상대가 으뜸으로 여기는 것과 버금으로 여기는 것을 알아채고, 내가 으뜸으로 여기는 것과 버금으로 여기는 것 가운데 뭘 어떤 순서로 내놓을지 판단하는 거다. 버금으로 여기는 것을 내놓아 서로 실질적으로 윈윈이 되어 즐거이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으뜸으로 여기는 것도 상처입지 않은 채 누려질 수 있는 세상이치가 바로 '깨달음'!!
"됐고.. 나는 나의 '이쪽'과 상대의 '저쪽'만 보겠다." 그래도 되고, 그럴 수 있다. 많은 경우, 한번 먹은 생각을 바꾸기는 힘든 법이다. 이 수, 저 수 따져봐도 그 수밖에 없는 경우도 다반사이긴 하다. 대신, 그럴 거면 상대와 '힘 대 힘'으로 대차게 싸우는 수를 각오해야 하고, 상대뿐 아니라 나도 다칠 수 있으니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ㅎㅎ
2. 유불리 안 따지고 '정수'만 두는 사람
문대통령은 누가 뭐래도 오직 '정석'만 밟으며 뚜벅뚜벅 놓는 이른바 이창호 스타일이다. '꼼수' '노림수' 이런 거 안 쓰고, 상황이 나빠질 게 뻔히 보여도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그저 '정수'만 두며 가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코로나 초기 확진자수가 늘어나는 게 총선에 불리한 게 뻔히 보여 모든 참모들이 말리는데도 더 공격적으로 검사수를 늘렸다. 일본이 반도체 원료수출 중단이라는 비겁한 경제침략 도발을 걸어왔을 때도 모든 참모들이 경제를 위해 무릎을 꿇으라 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침략 도발에 대해 '원칙적 대응'을 천명했다. 두 경우 다 당시에는 누가 봐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유불리 안 따지고 '정수'를 두었던 거다. 민중의 생명과 안전, 나라 침략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처, 그 상식과 원칙만 곰처럼, 고구마 먹은 것처럼 따랐던 거다.
이렇게 평생의 삶을 통해 원칙을 지키는 삶을 보여주는데도, 억울함 혹은 의분 탓에 끓는 성정을 지닌 다이내믹(?)한 민중은 또 믿음을 저버리고, 참여정부말 노무현에게 그랬던 것처럼, 문정부말 문재인에게 의심의 칼날, 얕봄의 칼날을 서슴없이 들이댄다.. 당장의 드러난 겉만 보지 말고, 넓게 멀리 보면 좋겠다.. (싫으면 말고~ㅠㅠ)
박근혜 사면을 이런저런 정치적 노림수로 보는 견해들이 있는데, 물론 그런 의견들 다 나름 그 일리있음을 존중하면서도, 문통의 살아온 삶을 보면 그게 아닌 거 같다는 데서 왜 사면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3. 으뜸으로 여기는 것 vs 버금으로 여기는 것
정치참여 관심이 없는 조국에게 법무장관이 되어 검찰개혁의 받침돌을 놓아달라 부탁했었다.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임은 문통도 조국도 짐작하는 바였지만, 실제 벌어진 것은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포털의 언론장악을 통해 더 가짜이고, 더 날서고, 더 선동적인 소설기사들이 도드라지게 된 탓에, 검언범죄집단의 선동범죄는 더 쉬워져 기고만장해졌고, 아니나다를까 행여 남에 뒤질세라 "내가 더 잘 까!" 하면서 조국욕을 해대는 헛똑똑이 병신식자들의 똥오줌 쏟아내는 듯한 현란한 게워냄쇼는 참여정부말 그 짓을 하고도 하나도 교훈 얻은 게 없구나 하는 것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조국가족 죽이겠다고 입 달린 자들은 다 나서서 보여줬던 온가족 멸문지화 마녀사냥의 혹독함.... 2007년 '노무현 욕하기 스포츠' 시즌2로 '조국 욕하기 전민중 스포츠' 광풍에 스스로 들어가 그 주범 노릇을 한 병신민중.. 좋든싫든 민중이 벌인 일인지라, 지지할 수도 맞설 수도 없는 이 사태에 대해 '자리가 가진 막중함' 탓에 차마 말로는 드러낼 수 없지만, 누구보다도 안타깝고 미안함을 가진 게 누구였겠는가....
조 전 장관 가족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일이야말로 임기내에 꼭 해야 하는 일이다 라는 게 문대통령 생각.. 조 전 장관 가족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일과 맞닿아있는 게 뭐냐, 바로 검찰개혁!! 이게 절반만 성공한 바, 검찰수장이던 자가 대선에 토왜 대선후보까지 되었으니, 더더욱 이번 대선은 이겨야 하는 거다.
한명숙 복권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검찰(짜장파)의 '누명씌우기 공작' 희생자다. 조 전 장관도 검찰(짜장파)의 '누명씌우기 공작' 희생자다. 이 두 분은 동병상련, 검찰에 의한 희생자다. 검찰개혁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인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 전 총리 복권을 통해서 한명숙 모해위증 교사사건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동력을 마련해 줌으로써 한명숙 명예를 되찾아 주면서, 조 전 장관과 그 가족들의 명예도 되찾아 주는 것, 이게 검찰개혁의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
문통 성정상 정치공학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스타일이 아니다. 정치공학적 선택으로 503을 사면했다면 그걸 절대 못 받아들일 촛불시민들이 꽤나 많다. 그러나 검찰개혁을 위해서 온민중이 반대하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면, 그리고 이 카드를 꺼내서 검찰개혁을 이룰 수만 있다면 '법이 정한 권력(힘)'을 쓰겠다는 거였다면 납득이 간다.
한 전 총리 복권이 으뜸으로 여기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선거에 불이익이 오는 걸 막기 위해 503의 사면카드까지 꺼낸 것이다. '버금으로 여기는 것(혹은 그들이 으뜸으로 여기는 것)'을 내놓지 않고서, 거저 내가 으뜸으로 여기는 것을 얻을 수 없는 게 세상이치!!
한 전 총리 복권은 결국 검찰 만행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카드였으며, 이게 제대로 알려지면 조 전 장관 가족이 당한 억울함도 풀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검찰개혁이 근본적으로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결정~~
문대통령이 아무 생각없이, 단순히 정치공학적 이유만으로 사면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보는 게, 그의 평생 밟아온 삶의 궤적을 보면 타당한 판단이다. 그렇다면 '검찰개혁'까지 바라보고 이 사면카드까지 꺼낸 것이다. 이런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화나는 분들, 정의감과 의분 탓이다. 토닥토닥 같은 심정이다. 조금 마음을 가다듬고 일이 어떻게 나아갈지 냉정하게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