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구름많음동두천 16.2℃
  • 맑음강릉 20.6℃
  • 구름많음서울 16.8℃
  • 구름많음대전 18.4℃
  • 구름많음대구 16.9℃
  • 구름많음울산 17.3℃
  • 구름조금광주 19.1℃
  • 구름많음부산 19.6℃
  • 구름많음고창 ℃
  • 구름조금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6.7℃
  • 구름많음보은 16.2℃
  • 구름많음금산 17.6℃
  • 구름많음강진군 18.4℃
  • 흐림경주시 14.9℃
  • 구름많음거제 20.1℃
기상청 제공

<기고> 박황희 칼럼, 검증도 안 된 초보 정치지망생이 자신의 이상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을 볼모로 자신의 신념을 시험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소년 천재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숱한 시행착오의 과정 끝에 칼날이 무디어진 이상주의자들의 값진 인생의 경륜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불벌중책 - 不罰衆責]

‘중책(衆責)’은 ‘불벌(不罰)’이라 한다.

많은 사람이 범한 잘못은 오히려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지킬 수 없는 신호는 신호 위반자를 처벌하기보다는 신호등을 철거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

·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때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을 놓치고 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라고 한다면 그때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이다.

이를 집단적 사과와 성찰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時’와 ‘處’에 따라 사안의 경중과 책임의 비중은 각기 다른 법이다. 일반화하고 평균화해서는 반복되는 해악을 방지할 수가 없다.

‘오십 보’와 ‘백 보’ 사이에 도덕적 차이는 없을지라도 물리적 거리의 차이는 반드시 존재하는 법이다. 물리적 거리의 차이뿐만이 아니라 ‘시간’의 차이와 ‘상황’의 차이까지도 반드시 규명하여 처벌을 달리해야만 한다.

‘모두 다 사랑한다.’라는 말은 역설적이게도 아무도 사랑하고 있지 않음을 반증하는 말이다. 인간은 어떤 사람도 모두를 사랑할 능력이 없다. 사랑에도 차별이 있고 차등이 있는 법이다.

‘언제든 그만둘 각오가 돼 있다’라는 말은 욕심을 버린 비장한 말일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매우 무책임한 처사일 수도 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라는 말 또한 위와 동일한 논리 구조를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時)’와 ‘처(處)’의 상황이다.

궁핍한 시절 고난의 자리에서 ‘나 아니면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은 순결한 희생을 전제하는 말이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언제든 그만둘 각오가 돼 있다’라고 하는 것은 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비겁한 변명의 소리에 불과하다.

번영의 시절 영광의 자리에서 ‘언제든 그만둘 각오가 돼 있다’라는 말은 사심 없는 봉사의 마음을 전제하는 말이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나 아니면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은 권력을 독점하고자 하는 이기적 욕망의 분출이다.

정치든 종교든 공동체의 리더들 가운데 이것을 혼동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이다. 동서와 고금에 있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이다.

·

·

비상이라 할 때의 ‘비상(非常)’은 예사롭지 않고 특별한 상황을 말한다. 다시 말해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이 비상한 시국을 맞이하여 민주당은 박지현이라는 ‘비상(非想)’한 인물을 대책위원장으로 세웠다.

계파싸움에 몰두하는 직업정치인들로서는 자파의 이익을 대변할 사람 외에는 누구도 대표로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다. 고심 끝에 ‘내 편’도 ‘네 편’도 아닌 관리형 바지사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에게 원했던 것은 비상한 상황을 타계할 경륜이나 지도력이 아니었다. 그저 립싱크로 표정 관리나 하며 대중들의 비난을 모면해 주기만을 바랐던 것이다. 그 사이 물밑에서는 철저히 계파 간에 주도권 싸움을 벌여서 자신들의 당권에 대한 지분을 챙기는 데에 그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핫바지에 불과한 이 래디칼한 페미니스트가 단단히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 무슨 능력으로도 국민이나 의회공동체를 대표할 자격이 없는 이 정치미숙아가 전도가 유망한 차기 대권 주자의 숨통을 저격하고 만 것이다. 망치를 든 자에게는 모든 것이 못으로만 보이는 법이다.

생계형 정치인들의 비겁하고 못난 짓거리가 결국은 자충수가 되어 자승자박한 꼴이 되고 만 셈이다.

민주시대의 정치는 자신의 영역에서 재능을 펼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인재가 더 넓은 세상에서 국민을 위해 자신의 준비된 경륜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야지 검증도 안 된 초보 정치지망생이 자신의 이상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을 볼모로 자신의 신념을 시험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소년 천재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숱한 시행착오의 과정 끝에 칼날이 무디어진 이상주의자들의 값진 인생의 경륜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

.

민주당은 ‘비상(非常)’ 상태에 빠진 조직을 ‘비상(飛上)’하게 만드는 ‘비상(非常)’한 능력을 지닌 인물을 천거한 것이 아니었다.

망치 하나 딸랑 든 ‘비상(非想)’한 페미니스트에게 완장을 채워주어 조직을 ‘비상(悲傷)’한 상태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결국 그녀는 민주당에게 ‘비상(砒霜)’이 되고 만 것이다.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김건환 기자

시공간 속의 여러 사건과 사고들은 누군가의 매체에서 전달 된다. 그러나 과연 여러 사슬망과 얽혀 있는 기존 매체의 보도 현실에서 정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임뉴스는 이 논점에서 부터 시작하는 SNS 매체로서 인터넷 언론 리딩을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