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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삶 마주보기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상대가 욕을 해도 내가 안 받으면 그만??
상대가 내 낯에 침을 뱉어도 ‘돼지눈엔 돼지만 보일 뿐’이라 여기면 그만??
상대가 우이독경, 마이동풍! 스트레스를 주어도 내 마음만 다스리면(내가 그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그만??
상대가 날 열받게 하지만, 그 의도대로 내가 열받으면 나만 손해다(내가 진 거다)??
상대가 내 뺨을 치면 다른쪽 뺨도 내놓아라??
원수를 내 몸같이 사랑하라??

요즘처럼 혐오와 적대가 판치는 세상에 이처럼 끝없는 품음과 사랑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라는 의미에서 공감하고, 잘 욱(?)하는 내게 꼭 필요한 명언이다. ‘종교’나 ‘개인심리학’이 대체로 이런 가르침을 주곤 한다. 하지만 ‘정도의 문제’ ‘순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구조까지 바라본 심리학’이 배제되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반은 맞지만, 그럼에도 반은 틀리다. 같이 어울려 살아가는 ‘아름답고 현명하고 성스럽기까지 한’ 처세법이지만, 그 정도에 있어서 내 피해, 내가 속한 공동체의 피해, 인륜이나 도덕이나 제도의 무너짐, 더 나아가 호구로 전락하는 데까지 이르면 그냥 ‘바보짓’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섯명에 하나, 혹은 열에 하나는 정말 저밖에 모르는 내로남불, 끝판 이기주의인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건 생물학적으로 피할 수 없다. 그런 사람 다 찾아서 사법처리하거나 때려죽이는 것도 현실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날에도 그런 사람은 있었고, 오늘날에도 우리 가족, 동료, 친구의 모습으로 주변에 흔히 존재하며, 앞날에도 계속 있을 것임은 명백하다.

가족이 이기주의 끝판인데 어쩔 건가? 어떻게든 안고 품고 혹은 견뎌내며 살 수밖에? 만약 동료나 친구가 그러면 구스르고 타일러 보고, 도저히 안 되면 (내 피해를 일정 정도 감수하더라도) 관계 끊으면 그만이다. 그런 존재들이 마냥 내게 나쁘게만 작용하는 건 또 아니다. 좋은 ‘반면교사’가 되어 내 인생에 좋은 자극제로 작용하기도 하므로, 내가 그 ‘존재의 스트레스’로 인해 죽어 넘어지지만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내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공동체가 그런 이기주의 끝판, 내로남불 끝판의 사실상 사이코패스 짐승인 자들을 무려 ‘공직(나랏일) 혹은 언론’의 반열에 올려놓고 돈과 권력과 나라의 재화를 몰아준다면 그건 다른 차원의 문제이므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대처해야 한다.

공적 마인드가 앞서야만 하는 공적인 자리에 오직 사익만 좇는 (사실상) 짐승떼로 들어찬다면 그 공동체는 더이상 사람공동체로서의 작동을 멈춘다. 양심과 염치, 상식과 이성, 법과 정의 대신 이기주의와 내로남불, 죽고 죽이는 혐오와 적대의 짐승스러움만 난무하는 공동체로 순식간에 전락한다. 다수 민중이 개돼지로 취급되어 노예로 전락하거나 필요에 따라 살육, 전쟁으로 소수에게 사익을 안겨주는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그야말로 비극이자 재앙!!!

지금도 이 얘기가 듣기 싫고, 알기 싫고, 알려줘도 모르겠고, 자꾸 알려주면 화난다는 이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그렇게 눈감고 귀막고 룰루랄라 사니까, 우리를 ‘속이면 속는 호구’로 보는 사기꾼이 꼬이고, 우리를 개돼지로 보는 농장주가 덫을 놓고, 우리를 ‘겁주면 쫄아버리는 숙주’로 여기는 기생충떼가 겁없이(?) 선을 넘어들어와 제 것인 양 강탈해 가는 것이다.

어디 사람이 쉽게 바뀌던가? 누군가 맘먹고 겁주거나 속이려 들 때, 제대로 따지고, 잘 직면하여 맞서기란 쉽지도 않고 꽤나 용기도 내야 하는 다소 버거운 일이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깨어난 사람들은 또 밭을 갈 테고, 침잠하여 무지성 행복 속에 갇힌 사람은 백말을 해봐야 별무소용이겠지.. 그냥 하던 대로들 하시라.. 살던 대로들 사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