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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참사의 미스터리 1. 그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112에 최초의 압사 신고가 들어온 것은 6시34분입니다. 이후 참사 발생시간까지 79건의 신고가 쏟아졌습니다.(최초 신고는 더 이전일 수도 있습니다) 용산서는 7시30분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용산서의 요청은 묵살됐습니다. 용산구청장은 8시20분에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지역구였던 권영세 통일부장관이 있는 텔레그램방에 “인파가 많이 모이는데 걱정이 된다. 계속 신경 쓰고 있겠다"는 문자를 남깁니다.
하지만 용산구청장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9시12분 이태원 파출소 옥상에 3명의 신원미상의 인물들이 사고현장을 주시하는 모습이 시민의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사복을 입은 이들은 이태원 파출소 인원이 아닙니다. 정황상 용산경찰서 인원으로 추정됩니다. 용산서장은 9시30분경 현장 상황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용산서장이 현장 상황을 파악한 것은 그 이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용산서는 이미 7시30분에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용산서장은 7시30분 이전에, 용산구청장은 8시20분 이전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할로윈 참사는 용산서장과 용산구청장의 책임일까요?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용산서장은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고, 용산구청장은 권영세 장관에게 상황을 전달했습니다.(의미는 없었지만) 나름 조치를 취하려고 한 것 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요청은 무시됐습니다. 이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것 입니다. 비록 권영세가 지역구 의원이었지만 용산구청장이 아무 관련도 없는 통일부장관에 보고한 것은 기이한 행동입니다.
박희용 구청장은 참사 현장 도착 직후인 11시24분에도 권 장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정치적 후견인과 급하게 상의해야 할 문제가 있었던 것 입니다. 박희영 구청장은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권영세 장관에게 매달린 듯 합니다. 권 장관을 통해 현장 상황이 대통령실에 전달되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릅니다. 이태원 파출소장은 10월25일 오전 9시23분에 '이태원 소장입니다. 핼러윈 데이 준비 중 급선무는 교통기동대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10월27일 용산서는 서울청에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청은 기동대 요청을 무시했습니다. 용산서는 참사 직전인 7시30분에도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지만 역시 지원은 없었습니다. 김광호 서울청장은 관련부서에 "주말에 혹시 여유 경력이 있나요?"라고 문의했다고 합니다. 서울경찰청장은 기동대 투입을 타진하다가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서초구에 2개 기동대, 이태원에 1개 기동대의 여유 경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청장은 이태원 소장과 용산서장의 지원 요청을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1개 기동대만 지원했어도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 입니다. 적어도 10월29일 7시30분 용산서의 지원 요청을 수용했어도 참사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 입니다. 왜 서울청장은 거듭되는 지원 요청을 거부한 것일까요? 할로윈 참사의 미스터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계속)